City as Landscape, 2018 SS
_About the edge of housing in city


Paul Klee. Architectural Review v.120 n.716 Sep 1956

오랜 시간에 걸쳐 건축물들은 다양한 요구의 공간들을 만들었습니다. 각각의 요구에 맞춰 지어진 다채로운 건축물들은 시대적 이슈들에 맞춰 기능하는 도시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를 수용하며 적응했습니다. 정말 근사한 사실은 끊임없이 파편화 되려는 현대의 흐름 위에서도 도시는 파편화 될 듯 파편화 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서로 상충하는 다양하고 혼란스러운 요구들에도 불구하고 도시는 결국 ‘풍경’을 만들고 ‘풍경’ 으로 존재합니다. 그것은 거대한 도시가 결국 좋은 공간을 만들려는 바람에 기초하는 까닭일 것입니다. 각기 다른 방향을 선택했지만 결국 하나를 지향하는 저변의 바람은 파편화 되려는 도시의 경계들 역시도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물론 여전히 단단하거나 흐릿한 경계로 남아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장소들도 있습니다. 그러한 장소들은 아쉬움을 남기지만 그 장소는 그렇게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다음의 변화를 기다리는 과정 위에 놓인 것입니다.

파울 클레의 그림처럼 풍경은 다양한 크기의 삶의 공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속에는 가장 작은 단위이지만 가장 삶에 충실한 집이라는 공간부터 여러 사람들이 함께 모여 하나의 기능을 해내는 작업장의 공간 그리고 초기의 기능을 잃어버려 상징으로만 남아버린 탑까지 다양한 크기와 목적의 공간들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간들을 담고 있는 건축물들은 다시 도시 안에서 길들과 광장들을 만들며 마치 복도와 방들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된 거시적 관점의 집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사람들의 일상을 이어내는 연속적인 공간들이며 이것들이 모여 결국 근사한 풍경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거대한 도시의 시작이 결국 좋은 공간을 구현하려는 바람에 있었듯이 이번 학기에 아주 잠시라도 가장 작은 단위의 좋은 집(good house)을 고민하는 데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하려 합니다. 단지 계획이라는 것은 거시적 관점에서의 고민이 많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하지만 거대한 흐름을 좇기 위해서만 움직이다 보면 삶의 단위를 이루는 공간을 배열하고 구성하는 과정을 놓치게 됩니다. 이 과정이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근대적 주거공간을 고민하게 되고 비로소 개인의 기억이 공동의 기억과 마주하기 위한 실재적인 요소들을 고민할 것입니다. 그러한 요소들을 경제적 효용성과 구조적 가능성을 바탕으로 고민하는 과정은 어쩌면 단순히 지식을 적용해보는 과정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중간 중간 함께 보게 될 선례들을 통해 우리는 이 과정이 디자인을 해결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며 무엇보다 건축가들의 용기와 치열함이 묻어있는 과정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도시에 존재하는 다양한 빌딩 블록들의 선례들을 연구하며 거시적 관점에서 단지 계획을 고민하며 동시에 하나의 단지가 도시 속에서 기능하기 위해서 경계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합니다. 수업을 듣는 모두가 필히 함께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허락되는 친구들과 함께 ‘소쇄원’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다양한 선례들을 나누고 공부하겠지만 한번은 이번 주제를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장소를 다녀와서 함께 사진들과 스케치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이 답사를 통해 풍경으로의 도시에 대한 가치와 생각들을 함께 나눠볼 것입니다. 그렇게 이번 학기에 우리는 도시를 좋은 풍경으로 구성해 내는 좋은 공간들에 대해 고민하고자 합니다.